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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제주 올레 14코스, 서명숙님과의 우연한 만남



최근 제주에는 도보여행테마가 인기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바로 "제주올레"입니다.

제주 방언으로 '거리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의미하는데요~

올레의 의미처럼 제주의 구석구석 숨겨진 보석 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할 수 있고, 제주의 풍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여행인들에게 매력을 끌고 있습니다.

벌써 성산일출봉이 있는 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반대편 올레 13코스까지, 제주도 반이 노란끈과 파란 화살표로 이어졌네요 ^^

 

지난 토요일, 올레 13코스의 끝 저지마을을 시작으로 새롭게 탄생되는 길~ 올레 14코스가 곧 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그 곳을 다녀왔습니다.

 

석 달 만에 새로운 올레길이 탄생하는 기쁨을 조금이라도 먼저 느껴보고 싶은 욕심과~

저지마을 중심에서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골목 중 과연 어느 골목으로 첫발을 내딛게 될까, 하는 호기심!
그리고 길이 표시가 안되어 있으면 우리가 미리 추측해 본다는 탐험정신?

요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우리를 개장 1주일 전에 그 곳으로 이끈 것 같습니다 ^^

 

화살표가 없어도 괜찮다! 어쨌든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아니깐~

 


이런 무한 도전정신으로 그 곳을 찾았지만, 그래도 솔직히 화살표 하나정도는 있길 바랬습니다 ^^;;

첫 골목을 안내하는 화살표 단 하나만이라도요

 

하지만 우리의 기대가 컸나 봅니다.

도착하고 약 30분간 화살표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그 어느 곳에도 파란색 화살표와 노란색 리본끈은 보이지 않더라구요~ 개장보다 먼저 찾아갔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거고 그럴것이라 미리 예측도 했었지만, 막상 아무런 안내도 받을 수 없으니 첫 발을 내딛기가 어려웠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시작은 해야겠고~

어느 골목이 가장 유력할까..  고민을 하며 차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던 그 때!

차창 밖으로 노란색과 파란색 끈을 손목에 묶고 지나가는, 낯익은 여성 한 분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우리 중 한 명이 서명숙님 같지 않아?’라고 말했고, 솔깃한 우리 일행은 반신반의하며 차를 돌려 그 분께 서서히(?) 다가갔습니다

 


Olle~!! (올레? ㅋㅋ)

 

그 분은 올레길을 만드신 서명숙님이 맞았습니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우리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안함을 무릅쓰고 인터뷰 요청을 하였고, 고맙게도 서명숙님은 우리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셨습니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뜻밖의 만남, 그리고 인연



이 날 서명숙님은 모 방송사 프로그램 촬영이 있어서 바다쪽부터 역방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에 서로 만날 수 있었던 것! (올레 14코스는 산에서 바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정방향이다)

우선 사진 한 컷 찍고, 싸인 한 장 받은 후~ 올레 14코스 첫 골목길을 걸으며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화살표를 그릴 때 이렇게 계속 걸어서 이동하시나요?

그럼요~ 올레는 차가 못들어가는 길도 많은데 걸어서 가야죠

 


제주 올레 14
코스는 어떤 길인가요?

“올레 1코스가 성산일출봉을 보면서 걷는 길이라면, 올레 14코스는 비양도를 바라보면서 걷는 길이예요.
경치 한 번 보세요~ 얼마나 예뻐요~"

 

 

어떤 분이 지리산쪽에 둘레길과 비교해서 얘기를 하던데..

~ 둘레길 있어요. 각자 장점 단점이 다르니깐 (^^)

둘레길을 직접 걸어보진 않았지만, 그쪽은 아무래도 산이니깐 흙길 구간이 많고, 그에 비하면 우린 아스팔트 구간이 좀 있는 편이예요. 하지만 제주도에는 지리산에 없는 바다가 있잖아요~ 이미 개장된 구간도 아스팔트 구간을 가급적 없애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요. 언젠가 2~3년 뒤에는 제주 올레도 아스팔트 구간을 되도록 지나지 않는 구간이 될 거예요~ 길이 없어서 공구리 길을 지나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은 마을에 계신 분들의 호응이 높아서 도움을 얻고 해안가 쪽으로 돌길을 만드는 등 업그레이드 중이예요.

지리산은 지리산 다운 맛이 있고, 올레는 제주도 다운 맛이 있고~ 그렇게 생각해요


 


구간을 다시 나눌 계획은 없는지
?

"네~ 없어요. 가끔 나가는 길을 표시해달라는 분도 계시고, 몇키로 왔는지 표시해달라는 분도 계신데.. 그럼 마라톤 코스와 다를 게 없다고 봐요. 가끔은 자기가 어디를 걷는지, 얼마나 걷는지 잊고 걷는 것도 좋아요.

되도록이면 아스팔트가 아닌 길, 옛날 길, 역사가 담긴 길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을도 지나고, 바다도 들리고, 멀지 않으면 오름도 넣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 길을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올래가 여행길이 되고 명상의 길이 됐음 좋겠어요.

 

간혹 길에 이름을 붙여 달라는 분도 계신데..

명상에 좋은 길은~ 우리가 그 길을 걸으면서 명상 할 때가 바로 명상에 젤 좋은 코스인거예요.

 

소음에 시달리고, 공해에 시달리고..

현실에서 벗어나 하루 정도는 일상을 잊고, 일상을 이탈해서 길을 걸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몇 키로 정도 남았다는 걸 아는 것이 길을 걷는데 도움이 안될 수도 있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거나.. 그럴 수도 있거든요.

 

가끔은 길을 잃어보는 것도, 헤매보는 것도, 스케줄과 어긋나보는 것도 여행이예요.

길에 몸을 맡기세요.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도 아나잖아요?

근데 누가 그러더라구요. 제주도는 한국어를 완전히 구사하는 외국과도 같다고 (ㅎㅎ)

 
올레 14코스 마지막에는 한림항 바로 뒤편에 매일시장이라고 시장이 하나 있는데, 거길 많이 이용하면 좋아요.

그 곳은 생선으로 유명하죠, 어패류 집하장이라.. 11~12시가 되면 추자도에서 그물로 잡은 조기를 터는 모습이 장관이고 볼거리예요. 꼭 한번 보세요~ 그리고 올레 14코스가 끝나면 한림쪽 숙박시설을 많이 이용하면 좋을꺼예요

 


혹시 올레 15코스는 애월쪽으로 가나요?

"잘 모르겠어요. 도면을 놓고 자르는 게 아니라서.. 길을 중간에 어떻게 구부리게 되느냐에 따라 코스의 종점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대충 어디쯤까지 가겠다 정도는 있지만,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하는 건 아니예요. 샛길이란건 가보지 않고서는, 걸어보지 않고서는, 지도상에 표현도 안되어 있어 예측하기 어려워요."

 


코스 하나를 만들려면 이 길을 수없이 많이 다니실텐데..

"그럼요~ 한 코스를 개장하려면 이 길을 수십번 왔다 갔다 해요.

이번 탐사대 같은 경우, 20일 이상 이곳에 머물렀어요. 특히 중산간은 어느 쪽 길을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길이 되어서 다 가보고 해야 해요."

 

생각보다 장비가 간소하네요.

"GPS측정은 이미 다 마치고 흐름이 완성된 길을 리본달러 온거라~ 오늘은 간단히 왔어요.

GPS는 전체길이 측정할 때만 쓰고 탐사에는 크게 도움이 안되요.

탐사할때는 눈, , , , 발을 모두 동원해서 길을 탐색해내는 거죠~

발로 걸으면서 눈으로는 풍경을 보고, 코로는 냄새를 맡고, 굉장히 아날로그적으로 할 수 밖에 없어요."





짧은 시간,, 긴 여운

여유가 더 있다면 더 많이 물어보고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개장을 앞두고 바쁘신데 시간을 계속 뺏는것도 도리가 아닌것 같아,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차로 돌아왔습니다.

약 30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생님이 전해준 메시지는 가슴깊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누구보다 올레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제주의 길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말씀속에 녹아있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제주 올레 14코스는 거의 95% 정도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도 개장을 앞두고 탐사 막바지에 힘을 쏟고 계시겠죠?
멀리서 화이팅! 하고 응원합니다 ^^

저희처럼 올레 14코스 개장을 기다리시는 분들~
미리 다녀와보니 (물론 띄엄띄엄 봤지만^^) 참 매력적인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 토요일에 함께 걸어요 :)


제주 올레 14코스
* 구간 : 저지리 ~ 한림항
* 개장 행사 하는 날 : 2009년 9월 26일 (토요일) 오전 10시, 저지리 마을회관 앞에 모여 출발~

Tip 1
* 셔틀버스 운행 : 제주시 야구경기장 앞 & 서귀포 3호 광장 앞, 대략 아침 8시 40분경에 출발!

Tip 2

http://jejuolle.tistory.com/ 서명숙님의 블로그

http://www.jejuolle.org  제주올레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