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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기

[프랑스 와인] 아름다워서 더욱 슬픈 와인의 여왕, 브루고뉴 피노누아 그랑에세죠


프랑스 와인의 여왕이라고 하면 와인으로는 5대 샤토 중 하나인 샤토마고(Chateau Margaux), 품종으로는 브루고뉴의 대표적인 품종인 피노누아(pinot noir)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은 브루고뉴 지방의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들어진 르네앙젤 그랑에세죠(Rene Engel grand-echezeaux) 입니다. 간단한 소개와 이 와인을 보면 슬퍼지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할께요^^

<그랑에세죠에요 ㅠㅠ 감격>

이 와인은 본로마네의 숨은 주인이라고 불리며 그 유명한 앙리자이에에게도 양조를 가르쳤다고 하는 르네앙젤이 생산하던 와인으로 꽃다발을 품고 있는 듯이 뿜어져 나오는 향이 인상적인 와인입니다. 부르고뉴 와인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신의 물방울의 시즈쿠가 표현한대로 브루고뉴 와인의 특징인 맑은 샘물을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시즈쿠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향기로 사람을 매료시키지만 막상 입에 넣었을 때는 달콤함과는 거리가 먼 드라이한 맛을 보여줍니다. 도드라지지 않는 산도와 탄닌도 가지고 있습니다.마치 눈을 뗄수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우아한 여인에게 다가 섰을 때 달콤함 보다는 냉랭함이 먼저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결국 헤어나오지 못하고 빠져드는 공통점이 있는듯 하네요~

<그날 함께한 와인들입니다~ 다른 와인들은 그저 거들뿐...>

그런데 왜 이런 와인을 소개하는데 제목을 "아름다워서 더욱 슬픈 와인의 여왕"이라고 붙였을까요? 이유는 바로 이렇습니다.

이 와인을 생산하던 르네앙젤은 1986년 95세의 나이로 운명하게 됩니다. 그렇게 후계자로 손자 필립이 81년부터 그 계보를 잇게 되는데요 좋은 밭과 포도수확량 자제를 통해 좋은 와인을 많이 생산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아름답고 우아한 와인에게 불행한 일이 닥치게 됩니다. 2005년 후계자인 필립이 심근경색으로 운명하게 된거죠..
설상가상으로 후계자마저 없었던 이 양조장은 문을 닫게 되고 보유하고 있던 밭들은 여기저기 팔리게 됩니다.
그렇게 이 와인은 2004년 이후로는 세상에 나오지 않게 되어버린 거죠..

<맑고 투명한 그랑에세죠의 모습♡>

안타깝게도 이처럼 좋은 와인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이날 마셨던 빈티지가 바로 최후의 여왕이었던 셈이죠. 그저 이 와인이 생산되던 밭을 소유하게 된 보르도의 양조업자가 다시 한번 옛 영광을 재현해주길 바랄 뿐입니다.